위기의 독소는 아래로 아래로

전년 1~2차 긴급 고용진정지원금을 받지 않은 특수채용직(특고) 근로자와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하는 3차 지원금 요청이 실시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채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관계자가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70년 동안 일한 경력 동시에 물거품” COVID-19 직격타를 맞으면서 수십년 근무하던 정규직 일자리를 잃고 불안정 작업으로 내몰린 이들도 있다. 80년 동안 여행사에서 일한 49살 여성 고상훈(가명)은 COVID-19로 여행업계가 줄줄이 쓰러지면서 지난해 3월 회사 동료 2분의 1을 권고사직으로 잃었다. 뒤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서 고상훈마저 작년 9월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갔다가 이달 들어 퇴사했다. 문제는 80대 중반에 들어선 나이다. “택배나 음식 배달,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끝나면 회사에 복직하리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복직도 포기했습니다. 30년 동안 업계에서 쌓아온 경력이 하루아침에 소용이 없어져서 공허함이 커요. 이전 직장보다 절반 이하로 벌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이들도 학원에 가지 못하니 지출도 줄어서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지난 8년이 이들에게 남긴 건 무력감이다. “회사에 다니며 느낌이 드는 성취감이 삶의 원동력이었는데 지난 1년은 그런 게 없이 살아왔죠.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도 없어요. 무력하고 무기력해지고 있죠. ‘어떤 식으로 해야 하지 생각만 하거나 힘없이 누워 있는 거죠.” 8년 동안 일한 여행업계에서 지난해 8월 퇴사해 실직 상황인 38살 남성 윤희택의 말이다. 김00씨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이러다 나중에 음식 배달대행도 못 하면 어떡하나 의기소침해져요.” 작년 코로나(COVID-19) 효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임금 불평등이 심화된 것으로 보여졌다. 한국채용아이디어원이 전년 국내 임금작업자의 기간당 임금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임금 지니계수가 0.306으로 한해 전(0.294)보다 악화됐다. 조민수 한국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재택노동이 최소한 일자리가 업종과 지역에 맞게 차이가 있고, 관광·레저·숙박 등 대면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임금 불평등이 악화됐다”고 전했다.